먼저 버튼을 누르세요: 브라우저는 입력이 있어야 패드를 보여 줍니다
게임패드를 연결하고 저희 게임패드 테스트를 열었는데 계속 '컨트롤러가 감지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대기 안내만 나온다면, 고장을 의심하기 전에 패드의 아무 버튼이나 한 번 눌러 보세요. 브라우저의 Gamepad API는 연결된 컨트롤러를 웹 페이지에 바로 알려 주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해당 페이지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패드의 버튼을 눌러야 비로소 그 컨트롤러를 페이지에 노출합니다.
이것은 버그가 아니라 의도된 설계입니다. 어떤 기기가 연결돼 있는지는 사용자를 식별하는 단서가 될 수 있어서,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패드를 직접 조작하기 전까지 그 존재를 웹사이트에 숨깁니다. 그래서 저희 테스트뿐 아니라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모든 게임과 테스트 도구가 같은 동작을 보입니다. 스틱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A나 X 같은 일반 버튼을 누르는 것이 확실합니다.
포커스도 조건입니다. 테스트 페이지가 백그라운드 탭에 있거나 다른 창이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버튼을 눌러도 페이지가 입력을 받지 못합니다. 페이지 빈 곳을 한 번 클릭해 창을 활성화한 다음 버튼을 누르세요. 그래도 반응이 없다면 그때부터 아래 순서로 연결 자체를 점검합니다.
유선 연결: 충전 전용 케이블이 가장 흔한 범인입니다
USB 케이블이라고 모두 같은 케이블이 아닙니다. 보조 배터리나 소형 기기에 딸려 오는 케이블 중에는 전원선만 있고 데이터선이 아예 없는 충전 전용 케이블이 많습니다. 이런 케이블로 연결하면 패드의 충전 표시등은 켜지는데 PC에서는 아무 장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충전은 되는데 인식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케이블을 의심하세요.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케이블로 스마트폰을 PC에 연결해 파일 전송이 되는지 보거나, 데이터 전송이 되는 것으로 확인된 다른 케이블로 바꿔 끼워 보면 됩니다. Windows에서는 케이블을 꽂을 때 장치 연결음이 나는지도 단서가 됩니다. 소리가 전혀 없다면 PC는 전원만 공급하고 있을 뿐 장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트도 바꿔 보세요. 케이스 전면 포트나 전원이 없는 USB 허브는 접촉이나 전력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어, 메인보드 후면 포트에 직접 꽂았을 때 해결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또 일부 컨트롤러는 유선으로 연결해도 충전만 하고 입력은 계속 무선으로 보내도록 설정돼 있을 수 있으니, 해당 패드의 설명서에서 유선 통신 설정을 확인해 보세요.
블루투스 연결: 페어링 모드와 오래된 등록 정보
블루투스는 패드를 페어링 모드로 넣어야 PC의 장치 검색에 나타납니다. Xbox 컨트롤러는 상단의 작은 페어링 버튼을 Xbox 로고가 빠르게 깜빡일 때까지 길게 누릅니다. PlayStation 컨트롤러는 PS 버튼과 Share 버튼(DualSense는 Create 버튼)을 함께 눌러 라이트바가 빠르게 깜빡일 때까지 유지합니다. Switch Pro 컨트롤러는 상단 USB 단자 옆의 작은 동기화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됩니다.
예전에는 잘 되다가 갑자기 연결이 안 된다면 오래된 등록 정보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패드는 마지막으로 페어링한 기기를 기억하기 때문에, 그사이 콘솔이나 다른 PC에 연결한 적이 있다면 기존 PC에 남아 있는 등록 정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운영체제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해당 컨트롤러를 '장치 제거'로 지운 뒤 페어링 모드부터 다시 진행하세요. 근처의 콘솔이 켜져 있으면 패드가 그쪽으로 먼저 붙어 버리기도 하므로 콘솔 전원을 꺼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드웨어 제약도 있습니다. 초기형 Xbox One 컨트롤러 일부는 블루투스 자체가 없어 전용 무선 어댑터나 유선 연결이 필요합니다. 데스크톱 PC에 꽂는 블루투스 동글은 금속 케이스 뒤쪽이나 USB 3.0 장치 바로 옆에 있으면 간섭으로 끊김이 생길 수 있으니, 전면 포트나 연장 케이블로 위치를 옮겨 보세요. 무선이 계속 불안정하다면 일단 유선으로 연결해 패드 자체가 정상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빠릅니다.
인식은 되는데 버튼이 이상하다: XInput, DirectInput, 그리고 Steam 입력
Windows에서 컨트롤러는 크게 두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XInput은 Xbox 컨트롤러 배치를 기준으로 한 방식이고, DirectInput은 그 이전부터 쓰이던 범용 방식입니다. 브라우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컨트롤러를 표준 배치로 변환해 주지만, 오래된 패드나 저가형 범용 패드는 버튼과 축 번호를 기기가 보내는 그대로 전달합니다. 그래서 버튼 순서가 뒤섞여 보이거나 트리거가 버튼이 아닌 축으로 잡히는 일이 생깁니다. 패드에 X/D 전환 스위치나 모드 버튼이 있다면 X(XInput) 쪽으로 바꾸고 다시 연결해 보세요.
Steam이 실행 중이라면 Steam 입력이 컨트롤러를 가로채고 있을 수 있습니다. Steam은 컨트롤러 입력을 받아 가상의 컨트롤러나 키보드·마우스 입력으로 바꿔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데스크톱에서는 스틱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패드가 두 개로 보이거나 배치가 달라지는 증상이 나옵니다. 원인을 가려내려면 Steam을 트레이에서 완전히 종료한 상태로 테스트해 보세요. 종료 후 정상이라면 Steam의 컨트롤러 설정에서 해당 패드 종류에 대한 Steam 입력이나 데스크톱 구성을 조정하면 됩니다.
DS4Windows 같은 변환 프로그램도 같은 원리로 동작합니다. PlayStation 컨트롤러를 가상의 Xbox 컨트롤러로 보이게 해 주는데, 중복 입력을 막으려고 실제 컨트롤러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숨기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 옵션이 켜져 있으면 브라우저에는 실제 패드 대신 가상 Xbox 패드만 보이고, 프로그램이 꺼진 뒤 숨김 설정만 남으면 패드가 어디에서도 안 보이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추적할 때는 이런 프로그램을 모두 끈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운영체제 수준에서 확인하기: Windows, macOS, Linux
브라우저 문제인지 PC 전체의 문제인지는 운영체제에서 확인하면 갈립니다. Windows에서는 Win+R을 누르고 joy.cpl을 입력하면 'USB 게임 컨트롤러 설정' 창이 열립니다. 목록에 패드가 있고 속성 화면에서 버튼과 축이 반응한다면 하드웨어와 드라이버는 정상이며, 문제는 브라우저나 중간의 변환 프로그램 쪽입니다. 목록에 아예 없다면 케이블, 포트, 페어링 단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장치 관리자에 느낌표가 붙은 알 수 없는 장치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macOS는 최근 버전에서 Xbox, PlayStation, Switch Pro 컨트롤러의 블루투스 연결을 기본 지원하며, 시스템 설정의 게임 컨트롤러 항목에서 연결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유선 연결은 컨트롤러 종류에 따라 지원이 제한적이었던 이력이 있으므로, 유선으로 안 잡히면 블루투스로 시도해 보는 것이 빠릅니다. Linux는 주요 컨트롤러 드라이버가 커널에 포함돼 있어 대개 바로 동작하지만, 입력 장치 접근 권한 문제나 Flatpak·Snap으로 설치한 브라우저의 샌드박스 때문에 브라우저만 패드를 못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배포판 패키지로 설치한 브라우저에서 비교해 보세요.
브라우저별 차이도 있습니다. Chrome, Edge 등 Chromium 기반 브라우저가 컨트롤러 인식 범위와 표준 배치 변환에서 지원이 가장 넓고, Firefox와 Safari도 Gamepad API를 지원하지만 특정 패드의 배치나 진동 지원 여부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브라우저에서 이상하게 나오면 다른 브라우저에서도 확인해 보세요. 브라우저를 최신 버전으로 올리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식된 뒤 점검할 것과 고장 부위 가려내기
패드가 잡혔다면 그 김에 전체를 점검하세요. 저희 테스트는 모든 버튼을 표시하고 몇 개를 확인했는지 세어 주므로, 십자키와 스틱 클릭(L3·R3), 뒷면 범퍼까지 하나씩 눌러 빠진 버튼이 없는지 봅니다. LT와 RT는 천천히 당기면서 값이 0.00에서 1.00까지 끊김 없이 올라가는지 확인하세요. 끝까지 당겨도 1.00에 못 미치거나 손을 뗐는데 0.00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트리거 센서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스틱은 손을 뗀 상태에서 점이 점선으로 표시된 데드존 원(0.08) 안에 머무는지 봅니다. 원 밖에 머물거나 한쪽으로 천천히 흐르면 스틱 쏠림이며, 원인과 대처는 스틱 쏠림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진동 테스트 버튼도 눌러 보세요. '미지원'으로 표시된다면 고장이 아니라 현재 브라우저와 컨트롤러 조합이 진동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다른 브라우저나 연결 방식으로 다시 확인하면 됩니다.
끝까지 인식이 안 될 때는 한 번에 한 가지만 바꾸는 것이 원칙입니다. 케이블만 바꿔 보고, 다음에는 포트만, 그다음에는 유선과 무선을 바꿔 보고, 마지막으로 같은 패드를 다른 PC나 콘솔, 스마트폰에 연결해 봅니다. 다른 기기에서 정상이라면 원래 PC의 설정이나 소프트웨어 문제이고, 어떤 케이블과 기기에서도 반응이 없다면 컨트롤러 자체의 고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바꾸면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되니 순서를 지키세요.